
5명의 용산학살의 희생자들이 355일만에 다시 용산 남일당 참사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참사현장에는 노제 행렬을 기다리는 이들이 오후 2시 30분부터 서서히 운집하였습니다. 살아서, 가족들과 함께 웃으며 이 땅에 오셨어야 하는 분들입니다. 355일 전에는 화마와 곤봉 속에 산화하시고 그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두운 냉동고에 갇혀 계셨습니다.

장례위와 행렬이 도착하기로 했던 당초 예정시간은 오후 3시. 영결식을 마치고 2시 50분 정도에 서울역에서 영결식을 마친 이들이 출발했단 소식이 들려왔지만 4시가 지나도 5시가 지나도 만장행렬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섯분의 열사께서 지상에서의 마지막 호흡을 들이쉬고 내쉬던 바로 그 남일당 현장으로 돌아오는 행렬을 경찰이 차벽을 세워 막고, 오지 못하도록 방해했다고 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단지 차량통행이 통제된 차도에 서서 운구행렬을 기다린 이들을 위협하기 위해 방패를 앞세우고 인도쪽으로 밀어부치다 빠지다 하는 그들이 오늘따라 참으로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노제가 시작되기 몇시간 전부터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들 외에도 함께 기다리는 이들이 있었으니 전의경 5000명 가량이 이쪽으로 저쪽으로 뛰어다니며 운구행렬과 참석자들의 발길을 막았습니다. 영구차 더러 후진해서 다른 길로 가라는 걸까요? 고인의 시신을 두고 유족과 참석자들이 해산했어야 하는건지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답답했습니다. 그들의 손에 든 것은 곤봉과 방패가 아닌, 국화꽃이어야만 했습니다. 오늘 단 하루만이라도 말입니다.

행사 진행 내내 작은 꽃처럼 굵은 눈발이 휘날렸습니다. 참사현장에는 '민들레처럼'이라는 귀에 익속한 민중가요가 흘러나왔습니다. 추위에 벌벌 떨면서 노래를 따라부르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열사들의 염원이 수천 수백의 꽃씨가 되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봤습니다.

한편, 용산 참사와 관련하여 수배중인 세 분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다면 경찰은 곧바로 그들을 검거할 방침이라 밝혔다고 합니다. 그분들의 심정이 어떠할지, 고인들의 가는 길도 배웅하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에도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실천하는 사람이, 불의를 보고 피하지 않는 사람이 수배당해야 하는 한 용산참사는 현재 진행형이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