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애연금 도입 핑계 지원 중단
 장애인 실질 수령액은 오히려 줄어
'해치' 조형물만 안만들어도 지원 가능


올해 7월부터 기초장애연금제도가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현재 ‘장애수당’을 받는 중증장애인들은 이제 ‘장애연금’을 받게 됩니다. 새로 지급받게 될 '장애연금'이 지난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폭 깎여 월 최대 15만1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받을 수 있는 장애수당 13만원에서 겨우 2만1000원 인상되는 것이죠. 물론 이는 기존에 받아왔던 장애수당보다는 오른 금액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시가 지자체에서 지급하던 추가지원을 올해부터 하지 않겠다는데 있습니다.

전국의 16개 광역 시ㆍ도 중 12 곳이 장애수당에 추가로 지원해왔습니다. 즉 12 곳의 지자체에 살고 있는 중증장애인은 장애수당 13만원에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금액을 받아왔던 것입니다. 서울시에 사는 1급 기초생활보장수급 장애인의 경우 정부에서 주는 장애수당 13만원에 서울시에서 추가 지원해준 3만원을 합해 16만원을 받아왔던 거죠. 그런데 서울시가 올해부터 장애연금제도가 실시되면서 추가로 지원하는 3만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결국 서울시에 사는 장애인은 기존에 받던 16만원보다 9000원 적은 15만1000원 만 지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울산(5만원), 인천(3만원), 대구(3만원), 부산(3만원)은 장애연금이 도입되도 추가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돈 많은 서울시 치고는 참 씁쓸한 장애인 정책이 아닐 수 없죠.

이에 지난 3월 3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주최로 '장애수당 서울시추가지원 폐지 철회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2010년 7월, 장애연금제도가 시행되면 장애수당(국비보조사업) 중 중증장애수당은 중증장애연금으로 통합되므로, 전체 장애수당 예산은 하반기부터 자동적으로 대폭 삭감된다"며 "장애연금 시행과 함께 기존에 지자체에서 지원하던 추가 장애수당이 없어지게 된다면 서울시의 경우 추가지원 3만원까지 합해 최대 16만원의 장애수당을 받던 중증장애인들이 실제로 급여액이 9천원 줄어드는 사태까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덧붙여  "서울시는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 사업을 시행하면서 ‘장애인이 행복한 도시, 서울’을 주창한 바 있지만, 재정자립도 1위의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에서 다른 시도의 정책도 따라가지 못하는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정혁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대표는 "장애수당이 장애연금으로 오는 7월부터 바뀌게 될텐데, 그 와중에 9000원이 삭감된다고 한다"며 "9000원이란 돈이 쓰여지기에 따라서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는 돈이지만 장애인들에게 9000원은 없어도 그만인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서울시 복지과 공무원들에게는 "9000원 드시니까 배부르십니까? 9000원 드시니 형편이 조금 나아지셨습니까?"라며 분노를 터트렸죠.


[사진=노원구 장애인자립생활지원조례 준비모임]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06년 서울시장 후보 당시 TV토론회에서 장애인 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례가 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이 질적으로 떨어지더라도 우선적으로 구매해 자활 의지를 갖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과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기에 장애인들로 하여금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뒤 오세훈 시장이 2008년 12월 24일 장애인단체들과의 만남에서 “탈시설·자립생활에 대한 연구용역이 끝나면 그 결과를 보고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두 손 꼭 잡고 약속합니다. 그러나 이 약속은 다음해인 2009년 5월 말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았죠. 이것에 대해 장애인들이 시위ㆍ기자회견 등을 통해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아, 오세훈 시장의 자택 앞에 드러눕기까지 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다음달인 6월 22일, 요양원에서 나와 19일째 노숙을 하며 '장애인자립생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장애인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화 약속을 지켜달라고 재차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이날 오후 바로 해외순방을 떠납니다. 이 일이 있기 5일 전인 6월 17일, 장애인 100명의 요구를 담은 공개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서신'도 받기 싫다고 거부한 시장님입니다. 늘 이런 식이었죠. 

"투표해준 장애인들한테는 미안한데, 지원금은 좀 깎을께~ 내가 요새 한강르네상스때매 쪼매 쪼들려서…" [사진=120 다산콜센터 블로그]


지난 2월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 가정을 깜짝 방문하여, “지난해 안착한 '서울형 복지'를 더욱 확대한 ‘서울형 그물망 복지’로 보다 많은 시민고객이 생활의 안정을 찾으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도 못 돼 돌아온 대답은 '실질지원액 삭감'입니다. '서울형 복지'는 장애인들이 근검절약의 도덕을 체화시키기 위하여 지원금을 삭감하는 복지입니까? '그물망 복지'는 그물 속에 장애인을 가두고 그들을 못 움직이게 포박하는 복지입니까?

서울시는 올해 20억원을 들여 다양한 '해치'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크리스탈 해치 9억원, LED 입체글씨 해치 5억원, 화강석 해치 3억원, 부표위 해치 캐릭터 3억원. 해치 조형물 4개 값만 딱 21억원입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장애인 추가지원을 위해 요구하고 있는 추경예산 21억7352만원. 해치 4개만 안만들어도 장애인에 대한 추가 지원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님, '모두를 위한 디자인'보다 '모두를 위한 복지'가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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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6:32 2010/03/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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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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